나의 창작시

겨울 새

신사/박인걸 2016. 12. 21. 18:05

겨울새

눈 내린 산길에
잔뜩 움츠린 새들이
인기척에도 미동치 않고
깊은 사색에 젖어있다.

하루의 양식을 위해
맨발로 겨울을 밟으며
몇 개의 산을 넘어도
허기진 배를 채우지 못했다.

자유로운 날개를 펴고
먼먼 허공을 나는
곡예비행의 자긍심도
배고픔 앞에는 서럽다.

몇 개의 낱알과
배를 채울 열매가 사라진
바람막이 없는 눈밭에서
새들은 가난을 실감한다.

지난 초여름 내내
숲을 헤집으며 짝을 찾던
그 맑고 청아한 노래도
깊은 고독에 묻혔다. .
찬바람만 털 깃을 스친다.
2016.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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