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입니까?
그 언제부터인가
홀연히 내 맘에 들어와 머물며
떠나가지 않는 이여
바람이 불 때면 두려움으로 흔들고
구름이 낀 날이면
내 마음을 우울함에 잠기게 하고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그리움에 설레게 하는 이여
첫눈이 내리던 날에는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게 하고
꽃이 피던 날에는
마음의 갈피를 못 잡게 하는 그대
붉은 노을 짙던 저녁
풀 수 없는 수수께끼를 던지며
깊은 사색에 잠겨들게 하던 이여
바람처럼 물처럼
내 영혼을 깊숙이 스며들어
내 마음을 맘대로 다루어 부리는 이여
당신은 도대체 누구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