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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시 67

그 이름 예수

그 이름 예수 소년이 되기 전부터 안 이름이여! 내가 첫 울음을 울기 이전부터 내 이름을 안 기묘자여! 너무나 돋보여 부르기조차 두려운 이름이여! 빈궁할 때 채워주던 이름이여! 병들었을 때 고쳐 준 이름이여! 눌려 살 때 풀어 준 이름이여! 잡혔을 때 건져 준 이름이여! 불러도 불러도 또 부르고 싶은 이름이여! 아무리 불러도 싫지 않은 이름이여! 행복에 겨울 때 부른 이름이여! 슬픔이 북받칠 때 부른 이름이여! 그 이름 예수 그 이름 예수 파도는 산처럼 일어서고 산은 파도처럼 출렁일 때 부른 이름이여! 별 빛 하나 없는 그믐밤에 부른 이름이여! 내 평생 눈물로 부른 이름이여! 무릎 꿇고 두 손 들어 부른 이름이여! 솔밭 속에 갇힌 채 온종일 부른 이름이여! 내 자식보다 더 사랑한 이름이여! 내 목숨과 맞..

신앙시 2020.09.24

인동초 꽃

인동초 꽃 척박하고 그늘진 땅에 엎드려 한 겨울이 와도 항복하지 않고 한 송이 가녀린 꽃을 피우려 가슴 한 복판에 돌 제단을 쌓았다. 첫 눈에 빠져버린 사랑은 당신이 딛는 발자국을 따라 아무리 가파른 산길이라 해도 나는 거룩한 노래를 부르며 갔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여름비가 밤새 사정없이 내 의지를 시험할 때 나는 크게 흔들릴 지언즉 결코 당신의 약속을 잊지 않았다. 내가 그토록 피우고 싶은 사랑은 당신의 맑은 눈물을 마시며 한 마리 거룩한 꽃나비가 되어 당신 가슴에 포근히 안기는 일이다. 영특한 눈동자가 꿈을 꾸던 날 소년이 되기 전부터 당신에게 홀려 첫눈이 와도지지 않는 인동 초 꽃이 되어 눈시울을 붉힌다. 2020.9.23

신앙시 2020.09.23

내손 잡아 주세요

나를 잡아주세요. 1.절 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한데 서산에 노을이 지고 외로운 들길 찾아 헤매는 불쌍한 이 나그네 살아온 그 길이 험했어라. 나 지금 광야에 헤매다 헤매다 로뎀 나무 그늘에 힘없이 쓰러져 잠든 다 해도 하늘의 만나 물- 한 모금 내게 먹여주세요. 2.절 시간은 흘러 날은 어둡고 별 빛마저 차가운데 갈 곳을 잃어 방황 하는 나 앞 길이 막막하네. 나 지금 두려워 떨고 있네. 루-스 광-야에 두려워 두려워 돌베개 베고 울다가 지-친 몸 잠든다 해도 하늘 사-닥다리 내주님 손 나를 잡아주세요. 하늘 사-닥다리 내주님 손 내손 잡아주세요.

신앙시 2020.04.14

주여 우리를 도우소서

주여 우리를 도우소서. 주여! 우한코로나가 파도처럼 일어나 온 세상을 집어 삼키려 하오니 우리는 두렵고 심히 두렵나이다. 코로나 전염병을 이 땅에서 없애주소서. 주여! 바이러스는 인종과 국적을 분문하고 성난 사자처럼 날뛰며 공격하나이다. 막아낼 힘이 없어 심히 무섭나이다. 사나운 전염병을 속히 물리쳐주소서. 주여! 확진 자 수는 점점 늘어만 가고 해외에서 날아오는 소식은 더욱 흉흉하나이다. 이 땅을 치유할 이는 당신밖에 없아오니 능력 있는 손을 내밀어 도와주소서. 주여! 교만하고 패역한 세대를 용서하소서. 자연을 훼손하고 생명을 경시하였나이다. 순리를 역리로 바꾼 죄 값을 치르오니 이제는 진노의 잔을 옮기시옵소서. 주여! 음란과 사치와 탐욕을 용서하소서. 분쟁과 살인과 악독을 용서하소서. 우매와 배약과 ..

신앙시 2020.03.21

가을 기도

가을 기도 가슴에 단풍잎이 쌓입니다. 부러움도 가득 쌓입니다. 얼마나 진실하게 살았으면 이토록 고운 빛깔을 낼까요. 이른 서리 내리던 밤과 화덕(火德)같던 여름 햇살과 휘몰아치던 9월 태풍에도 주님이 돌봐 주셨잖아요. 주님! 저도 단풍잎처럼 저토록 곱게 물들고 싶어요. 오색을 모두 섞어서 황홀(恍惚)하게 물들여주세요. 나 비록 옳지 못한 생각과 바르지 못한 몸짓으로 살았어도 마무리해야 할 시간 앞에 아무런 욕심(欲心)이 없어요. 마음을 비우렵니다. 욕망의 비늘을 털어내겠으니 나를 바라보시는 주님눈에 고운 단풍(丹楓)으로 남게 하소서. 2019.11.9

신앙시 2019.11.09

그는

그는 그는 어느 날 홀연히 찾아와 어린 내 손을 끌고 간 유괴자이다. 골육(骨肉)보다 더 깊은 정애(情愛)로 한평생 품어준 앞가슴이다. 내가 만난 인(人)과 신(神)을 통틀어 유일(唯一)의 지선(至善)이다. 온종일 내 가슴속에 가라앉은 주먹만 한 황금(黃金)덩어리이다. 지칠 줄 모르고 밤낮 돌아가는 풍력(風力) 날개이다. 때론 돛에 바람을 받아 파도를 태우고 광활한 벌판에 홀로 세웠어도 스물 네 시간 돌아가는 불꽃 눈동자이다. 백로(白鷺)에 핀 백일홍 향기로 내 영혼을 맑게 하는 짙은 바람이다. 2019.9.10

신앙시 2019.09.10

바다에서

바다에서 나는 늘 바다를 그리워한다. 첫 만남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푸른 물결은 내 가슴에서 밤낮으로 출렁거린다. 억억(億億)년을 자맥질 하며 자성과 뉘우침으로 갈고 닦아 희다 못해 성수(聖水)로 다가올 때 바다와 하늘은 하나였다. 소금물에 온 몸을 잠글 때 나는 침례(浸禮)수로 받아드렸고 다시 물위로 올라 올 때 하늘이 활짝 열리며 태양이 웃었다. 바다보다 더 넓은 주님 가슴은 작은 내 가슴을 은총으로 채워주었고 그 무한한 수평선 너머로 나의 소망을 돛단배를 실어 보내라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바닷가에서 마음에 쌓인 짐들을 모두 내어던질 때 바다는 아무 말 없이 받아 주었고 내 마음은 고요와 평안으로 충만하다. 2019.8.17

신앙시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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