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 짐 지게 짐 건넌 산 떡 깔 나뭇잎 하나 둘 떨어지고 마당가 오동 나뭇잎 쓸쓸히 뒹굴 때면 볏지게 짐 짊어지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언덕을 오르시던 늙은 아버지가 생각난다. 맬 방에 멍든 어깨와 굵은 손마디에 쌓인 세월 흔들리는 종아리를 볼 때면 철부지 가슴도 저미었다. 딸린 식솔을 짊.. 카테고리 없음 2017.11.22
마지막 잎새 마지막 잎 새 마지막 잎사귀마저 힘없이 떨어져 버린 텅 빈 나뭇가지에는 새들도 쓸쓸하여 떠났다. 마지막 여객기가 김포 공항을 이륙할 때 희뿌연 가로등 불빛에 텅 빈 공원도 처연하다. 지난 봄 이팝나무 꽃그늘에 소슬바람도 쉬어가고 다섯 손가락 가을 단풍잎은 옷 솔기를 잡아끌었.. 나의 창작시 2017.11.21
당신께 감사 당신께 감사 반달이 구름을 헤집고 희미한 별빛을 따라 긴 산등성을 넘고 있을 때 문득 당신이 생각납니다. 아홉 살이 고갯길을 넘을 때 가슴위로 찬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앞길을 막아도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며 걸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이 쏟아져 노량진 길 위에서 헤맬 때에도 우리.. 나의 창작시 2017.11.18
시간 시간 내가 의식하지 못할 때도 이 십 사분의 일이 되는 그는 일정한 속도로 걷고 있었다. 여름과 겨울 사이를 걸을 때에 미동도 하지 않았고 시베리아의 수은주가 길을 막아도 뒷걸음질 치지 않았다. 저울추 보다 더 공정하게 누구에게도 치우치지 않았고 동성동본의 굴레조차 허용되지 .. 카테고리 없음 2017.11.15
지는 해 저녁 해 서산으로 해가 넘을 때면 산천은 깊은 묵념에 잠긴다. 온 종일 거저 받는 빛의 수혜에 감사하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종횡하던 이족 직립보행자들마저 석양의 붉은 노을을 보며 갑자기 숙연해 진다. 저편에서 이편까지 변화무쌍한 여정을 끝내고 황홀한 색깔로 사라지는 뒷모습은 .. 나의 창작시 2017.11.12
단풍잎의 여행 단풍잎의 여행 나뭇가지에 매달려 자유를 잃었던 단풍잎이 힘없이 강물에 떨어진다. 이름 모를 나뭇잎은 한 척의 배가 되어어 디론가 떠내려간다. 끝이 어딘지 모르나 꿈만 같은 유희가 견디어 온 삶을 위로한다. 큰 바위에 부딪쳐 차가운 강물에 가라앉더라도 얽매이지 않은 순간이 행복하다. 2017.11.10 나의 창작시 2017.11.10
감사의 계절 감사의 계절 현란한 색상이 혼을 빼앗는 가을 末葉에 산길을 걷는다. 수만 개 촛불을 입은 듯 단풍나무에 불이타고 천년 이끼를 입은 바위 틈새에 간신이 발을 붙이고 사는 잡초도 샛노란 등불을 밝히고 있다. 아름드리 고로쇠나무 잎들도 마지막 혼 불을 피우고 도토리를 쏟아낸 굴참나.. 나의 창작시 2017.11.09
지는 잎 지는 잎 엷은 바람이 가지를 흔들 때 익은 나뭇잎은 잡은 손을 놓치고 까만 허공을 맴돌아 추억 너머로 쓸쓸히 사라진다. 찬 이슬이 내리던 날부터 나뭇잎은 가끔씩 울었다. 가랑비가 내리는 날이면 굵은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달빛이 차가운 밤에는 수척해 지는 얼굴을 매만지며 부딪.. 나의 창작시 2017.11.08
늦가을 비 늦가을 비 늦가을 찬비가 내리면 가슴 지층에 가득 고인다. 그렇게 고인 빗물은 오래전에 고인 빗물과 곶자왈이 되어 이따금 밖으로 솟구친다. 깊이 고인 빗물에는 고운 추억이 分子로 떠돌고 혹은 슬픈 粒子로 방황하다 오늘 같은 날에는 같은 類와 만나 가슴을 뒤흔들며 치솟아 쉽사리 .. 나의 창작시 2017.11.07
늦가을 비 늦가을 비 늦가을 찬비가 내리면 가슴 지층에 가득 고인다. 그렇게 고인 빗물은 오래전에 고인 빗물과 곶자왈이 되어 이따금 밖으로 솟구친다. 깊이 고인 빗물에는 고운 추억이 分子로 떠돌고 혹은 슬픈 粒子로 방황하다 오늘 같은 날에는 같은 類와 만나 가슴을 뒤흔들며 치솟아 쉽사리 .. 카테고리 없음 2017.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