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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삶

더러운 삶 그의 출처를 알 수 없었다. 어떤 이유에서 이곳에 왔는지 모른다. 걸어온 길을 묻는 이도 없고 알고 싶어 하는 사람도 없었다. 수상쩍은 옷차림과 보통 사람들의 눈빛과는 상당히 다른 의심스런 표정 때문에 스스로들 단속하였다. 처음 그와 마주 앉았다. 게워내듯 떠들어대는 언어에서 꾸며대는 글귀인 것을 직감했고 소리만 시끄럽게 내는 텅 빈 통조림통이 떠올랐다. 그는 한 자리에 앉아있지 않았다. 이 사람 저 사람을 접촉할 때마다 아둔한 이들이 한쪽으로 기울고 至愚한 자들은 眩惑되었고 평온하던 동네는 시끄러워져갔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때도 같은 族屬이 흘러 들어와서 땅을 밟고 돌아다닐 때마다 지진이 났다. 사람들은 술 먹은 듯 비틀거렸고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굉음이 진동했다. 착한 사람들..

나의 창작시 2017.09.14

시린 추억

시린 추억 공동묘지 들판에강바람이 크게 불면솔 이파리들은아픈 비명을 지르고 눈 내린 시골길을 지독하게 시린 발로언 땅을 걸을 때면심장까지 저렸다. 외투하나 없는허름한 겉옷 솔기로파고드는 바람은긋는 면도날이었다. 아득한 산 길을미끄러지며 넘을 때면몸은 고달프고마음은 자주 괴로웠다. 지금은 까마득한옛 이야기로 묻힌어릴적 시린 기억이가끔 꿈속에서 괴롭힌다.2017.9.8

나의 창작시 2017.09.08

바람

바람 나뭇잎을 밟고 온 바람에게서 짙은 풀 향이 풍기고 바다를 건너온 바람에게서 넓은 가슴을 느낍니다. 흙 위를 걸어온 바람과 논두렁길을 지나 온 바람에게서 고향 향취를 풍기는데 사람을 스쳐온 바람은 악취를 풍깁니다. 강 건너온 바람은 맑기만 하고 산 넘어온 바람은 시원한데 사람들 소문을 물고 온 바람은 이토록 고약한 냄새가 날까요. 숲은 바람을 맑게 하고 바람은 숲을 말갛게 하는데 숲도 바람도 사람을 만나면 하나같이 역겨워 질까요. 나를 스치고 간 바람이 어느 인파를 비집고 지날 때 코를 막고 돌아서서 얼굴을 찌푸리지 않으려나 하늘은 저토록 높기만 하고 밤 별들도 곱게 빛나는데 사람을 거쳐 간 바람은 風聞이 되니 안타깝습니다. 2017.9.2

나의 창작시 2017.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