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낙엽 허무의 비늘들이 아스팔트에 떨어진다. 뿌연 안개 속에 길게 드러눕는다. 움켜잡은 손이 맥이 풀리는 날에 곤두박질 할 것을 뒤늦게 잎은 깨닫는다. 짙푸르던 색상은 무지한 오만이었고 무성했던 이파리들은 헛된 욕심이었다. 촉촉한 영혼에 저녁노을이 깃들면 붉은 탄식을 고하며 .. 나의 창작시 2015.10.28
갈대의 아픔 갈대의 아픔 고운 꽃을 피웠지만 아직도 갈대는 흔들린다. 서 있는 자리가 불안하여 갈피를 잡지 못했다. 바람 부는 언덕에 서서 편히 잠들 수 없을 때면 떨리는 음성으로 고독의 노래를 부르고 이슬비 내리는 날에는 돌아서서 마음껏 울었다. 태풍이 습격할 때면 까무러치면서 버티었고 .. 나의 창작시 2015.10.22
갈대 갈대 산다는 것은 견디는 일이다 매일 마음을 되짚으며 억척같이 땅을 딛고 하늘을 우러러보아야 한다. 외가닥으로 서서 사정없이 휘둘리어도 유연한 몸동작으로 언제나 위기를 넘었다. 산다는 것은 우는 일이다. 쏟는 눈물이 발등을 적시고 작은 냇물이 되어 다른 갈대의 목을 축인다. .. 나의 창작시 2015.10.21
갈대 숲 갈대 숲 황무한 습지에서 가녀리어 슬퍼보였다. 강바람에 비틀거리며 자주 울어야했다. 기댈 언덕조차 없어 허우적거리다가도 스스로 일어서고 땅을 짚고 또 일어섰다. 꺾이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빳빳한 자존심으로 버티며 살아야 했다. 의식이 눈을 떴을 때 갈대는 자아를 보았다. .. 나의 창작시 2015.10.21
달맞이꽃 달맞이꽃 달이 뜬 밤에는 이슬에 젖은 눈망울로 달 없는 밤에도 노란 웃음으로 마음을 끄는 꽃이여 긴 목 빼들고 깊은 보조개로 달빛 미소 지을 때면 호흡은 멈추고 넋은 나갔다오. 늦여름에 만났던 시골 소녀의 하아얀 얼굴에 몇 날을 가슴 조이던 첫 몽정이여 아직도 잊지 못해 가슴에 .. 나의 창작시 2015.10.17
山客의 깨달음 山客의 깨달음 등이 굽은 저 산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 이끼 낀 노송나무들은 어떤 사연을 품고 있을까 만년을 넘게 흘러내리는 산 고랑의 가는 물줄기들과 곰처럼 웅크리고 앉은 바위들도 실타래 같은 속사정들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을 거다. 바람 부는 비탈에 서서 아.. 나의 창작시 2015.10.12
치악산 치악산 깊은 계곡의 물소리는 먼 옛날의 전설을 속삭이고 수채화보다 더 고운 단풍은 시월의 산허리를 감싼다. 비틀거리는 나그네를 나뭇가지가 붙들어 주고 등골에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산바람이 닦아준다. 말 잔등을 걸어가듯 아슬아슬한 곡예 길에서 처음 이 길로 걸어간 누군가의 .. 나의 창작시 2015.10.10
은행나무 단풍 은행나무 단풍 삼베 옷 곱게 차려 입은 자식들이 못 올 길을 떠나시는 어머니 상여 앞에서 흐느낀다. 심장에 호수를 꽂아 자식 영혼에 연결하고 뼈마디 기름을 짜내어 젖에 섞어 授乳하신 어머니 천근 멍에에 눌려 비틀 거려도 스스로의 채찍에 일서고 가슴에 고름이 차도 아픔을 속으로 .. 나의 창작시 2015.10.04
가을비 가을비 그리움에 지쳐 빗물이 눈물 되어 가슴으로 흘러내려 영혼을 적신다. 그 해 가을에 떠난 단발머리 손녀가 비가 내릴 때면 이리도 생각날까. 못다 핀 꽃잎 위에 슬픔이 고이고 비 맞은 새의 울음도 서럽다. 산허리의 안개는 가슴을 끌어안고 바람마저 잠들어 애타는 맘을 안위한다. .. 나의 창작시 2015.10.03
추석성묘 추석성묘 가을 햇살이 쑥부쟁이에 앉아 산소 길녘에서 밝게 웃는다. 와보고 싶었는데 바쁘게 사느라 몇 해 만에 서니 크게 죄송하다. 자식을 키워보니 부모 맘 왜 모르랴 두 분에게 나도 금쪽같은 자식인데 살아생전 못한 일이 못내 아쉽지만 뒤늦게 후회하나 그게 무슨 소용이랴 두 분 .. 나의 창작시 201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