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을 고민

신사/박인걸 2024. 10. 17. 13:18
  • 가을 고민
  •  
  • 가을의 초엽을 지나
  • 황혼의 깊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 분요하던 세상은 잠잠해지고
  • 찬 이슬이 풀잎에 쌓일 때
  • 새벽공기는 옷자락을 파고든다.
  •  
  • 내 눈 앞에 펼쳐진 초목들은
  • 스스로를 치유하며
  • 무거웠던 짐을 발아래 내려놓고
  • 이제야 삶의 숨결이 가벼워진다.
  • 두려움 속에 숨었던 기운들이
  • 따스하게 하나둘 물러가고
  • 나뭇가지에 금빛으로 물든 잎들은
  • 빛바랜 그것이 아닌
  • 새로운 시작의 얼굴로 다가온다.
  •  
  • 바람결에 춤추는 잎사귀들은
  • 마치 가라앉는 강물처럼
  • 나의 마음을 조용히 감싼다.
  • 결실의 수확은 정량을 채우고
  • 자연은 겸손하게 물러선다.
  • 조용히 흐르는 시간 앞에
  • 나는 나를 그 흐름에 맡긴다.
  •  
  • 번식과 성숙의 날들은
  • 지금, 이 순간에도 흘러간다.
  • 가을은 다만, 또 다른 시작일 뿐
  •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할지
  • 깊은 생각에 사로잡힌다.
  • 202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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