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원한 통일
- 함흥에서 제주까지 한 하늘 아래
- 끊긴 선 위로 아련한 그리움이 흐르고
- 칠십 년 다른 길을 가는 두 형제의 발걸음이
- 언제쯤 다시 만나게 될지
- 우리의 소원이 헛된 기다림은 아닐는지,
- 총성이 멎은 그 날 이후에도
- 우리의 땅은 여전히 상처받은 채로
- 다리는 무너지고 철마는 멈추고
- 우리는 그 틈을 넘어
- 가물거리는 형제의 얼굴만 떠올렸다.
- 남과 북은 두 개의 이름으로
- 한 몸이던 민족이 찢기고 나뉘어
- 쌓아 올린 이념의 벽을 허물지 못한 채
- 통일은 요원하다는 사람들 말에도
- 우리는 흔들리지 않으며 한마음을 품었다.
- 이산의 고통은 가슴을 저미게 하고
- 못다 한 말들을 한으로 삭히면서
- 오랜 세월의 아픔을 씻기엔
- 너무도 멀리 와버린 지금
- 그래도 한 가닥 통일의 꿈을 지울 수 없다.
- 도로를 폭파하고 철로를 파내고
- 콘크리트 장벽을 더 높이 쌓아도
- 우리는 포기할 수 없는 하나의 족국이다.
- 지금은 통일이 요원한 듯해도
- 우리에게 통일은 꿈처럼 오리라.
- 2024,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