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요원한 통일

신사/박인걸 2024. 10. 15. 14:48
  • 요원한 통일
  •  
  • 함흥에서 제주까지 한 하늘 아래
  • 끊긴 선 위로 아련한 그리움이 흐르고
  • 칠십 년 다른 길을 가는 두 형제의 발걸음이
  • 언제쯤 다시 만나게 될지
  • 우리의 소원이 헛된 기다림은 아닐는지,
  •  
  • 총성이 멎은 그 날 이후에도
  • 우리의 땅은 여전히 상처받은 채로
  • 다리는 무너지고 철마는 멈추고
  • 우리는 그 틈을 넘어
  • 가물거리는 형제의 얼굴만 떠올렸다.
  •  
  • 남과 북은 두 개의 이름으로
  • 한 몸이던 민족이 찢기고 나뉘어
  • 쌓아 올린 이념의 벽을 허물지 못한 채
  • 통일은 요원하다는 사람들 말에도
  • 우리는 흔들리지 않으며 한마음을 품었다.
  •  
  • 이산의 고통은 가슴을 저미게 하고
  • 못다 한 말들을 한으로 삭히면서
  • 오랜 세월의 아픔을 씻기엔
  • 너무도 멀리 와버린 지금
  • 그래도 한 가닥 통일의 꿈을 지울 수 없다.
  •  
  • 도로를 폭파하고 철로를 파내고
  • 콘크리트 장벽을 더 높이 쌓아도
  • 우리는 포기할 수 없는 하나의 족국이다.
  • 지금은 통일이 요원한 듯해도
  • 우리에게 통일은 꿈처럼 오리라.
  •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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