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고독(孤獨)

신사/박인걸 2024. 9. 7. 19:54
  • 고독(孤獨)
  •  
  •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
  • 철 늦은 배롱나무꽃 뜨겁다.
  • 짝 찾는 귀뚜라미 소리 처량하고
  • 가지 끝에 잠자리 한 마리 외롭다.
  • 공원 벤치는 텅 비었고
  • 조용한 공간 안에 나는 멍하니 서 있다.
  • 도시 새들은 어디론가 날아가고
  • 이따금 오토바이 굉음만 들릴 뿐
  • 시간이 멈춘 듯 이상하게 고요하다.
  • 그러나 그 고요함에 깊이 잠기지 못하고
  • 나는 혼자서 중얼거린다.
  • 홀로 있는 것은 항상 두렵고
  • 혼자 서 있는 것은 슬픈일이다.
  • 고독은 내가 만들어 낸 집이 아니며
  • 숙고가 필요한 선택도 아니다.
  • 사람들 속에서도, 혼자만의 방에서도
  • 익숙한 친구처럼 찾아오는 존재다.
  • 오늘같은 날 소리없이 찾아와
  • 창의적 생각을 불어넣고
  • 갑자기 환하게 웃으며 내 곁을 떠나간다.
  • 그리고 나는 고독의 중심에 서서
  • 마음의 빛을 맞이한다.
  • 2024, 9, 7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의 벌판  (0) 2024.09.10
애완견  (1) 2024.09.09
길 고양이  (1) 2024.09.07
인생의 발자국  (0) 2024.09.04
9월의 소고  (2) 202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