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길 고양이

신사/박인걸 2024. 9. 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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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 고양이
  •  
  • 도시의 피난처 지하 주차장
  • 섬뜩한 분위기 앙칼진 울음소리
  • 으슥한 곳에 몸을 숨기고
  • 경계의 눈빛으로 세상을 볼때면
  • 고요속에 긴장이 흐른다.
  •  
  • 출처도 종말도 모를 삶들이
  • 생성소멸의 잔인한 운명속에
  • 방치된 생명들이 계획없이 번식할 뿐
  • 누구도 그들의 내일을 묻지 않는다.
  •  
  • 주인의 손길을 의지하던 기억도
  • 치매걸린 노인처럼 희미해지고
  • 사랑받던 시간은 오래전에 잊혀졌다.
  • 버려진 이름, 떠도는 방랑자
  • 길 위에서 스스로 생존의 법을 배운다.
  •  
  • 지나가는 길손들 동정하지만
  • 지나가버린 연민은 손끝만 스친다.
  • 착한 온정은 일시적 긍휼
  • 그 뒤엔 다시 냉혹한 삶이다.
  • 길고양이의 일상은 그렇게 이어진다.
  •  
  • 우리의 인생도 길 위의 존재
  • 내일의 보장 없는 불안한 발걸음
  • 길 잃은 고양이처럼 울음을 삼키고
  • 종말의 비밀을 눈치 못 채고
  • 하루 하루를 버티며 살아갈뿐이다.
  • 202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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