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한여름 풍경

신사/박인걸 2024. 8. 18. 20:00
  • 한여름 풍경
  •  
  • 금빛 햇살은 허공으로 쏟아져
  • 무수한 그림자를 아무렇게나 그린다.
  • 아침 이슬은 이미 말라버렸고
  • 매미 소리는 수은주에 녹아내려
  • 시간마저 천천히 흘러간다.
  • 바람은 태양 빛이 무서워 숨었고
  • 배롱나무꽃 불쌍하게 더위를 먹는다.
  • 텅 빈 도로 위에 고요가 무겁게 내려앉아
  • 한여름의 깊이를 더해간다.
  • 들녘에 벼는 야무지게 익어가고
  • 높은 구름 위에 소나기 머물다 스쳐간다.
  • 천둥의 잔성이 먼 하늘에서 들릴 때
  • 번개 불빛의 찰나 속에서도
  • 여름 열기는 또다시 길게 내뿜는다.
  • 밤이 오면 그래도 북두칠성은 빛나고
  • 달맞이꽃 수줍게 피어난다.
  • 굴뚝 연기와 모깃불 자취를 감췄고
  • 남은 것은 은하수 긴 물결과
  • 지친 대지에 드리운 여름의 그림자다.
  • 치열했던 모든 것은 지나가고
  • 그토록 뜨거웠던 한순간은
  • 각자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진다.
  • 여름은 그토록 단단하게
  • 자신을 완성해 가고 있다.
  • 202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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