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지르맷재

신사/박인걸 2024. 8. 16. 14:18
  • 지르맷재
  •  
  • 서른 세 구비를 돌고 돌아
  • 눈물은 강물처럼 흐르고
  • 한숨 쉬며 바람따라 가파른 고개를 오를 때
  • 눈보라 절망은 차디차게 번지고
  • 여물지 않은 연골은 눈 길에 미끄러졌다.
  • 위험은 언제나 독사처럼 도사리고
  • 사계절이 교차되는 고갯길엔
  • 소망과 두려움이 엇갈려도
  • 넘어지면서도 강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 때로는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칠 때
  • 혼자 걷는 밤길이 두려워 울었지만
  •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면서도
  • 발자국마다 간절한 기도를 심었다.
  • 가파른 그 고갯길을 넘어지고 쓰러지며
  • 한숨마저 얼어붙은 그 길 위에
  • 짙은 안개까지 앞길을 가로막았어도
  • 가슴속에 하나의 불꽃이 있어
  • 헤쳐나가는 가슴을 밝혀 주었다.
  • 살아보니 인생길에 지름길은 없고
  • 겪을 만큼 겪어야 끝나는 멀고 먼 길
  • 그 시절 질러가던 지르맷재가
  • 가팔랐어도 오히려 그리울 뿐이다.
  • 202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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