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해변의 서사

신사/박인걸 2024. 8. 14. 16:44
  • 해변의 서사
  •  
  • 바닷물결 위로 미끄러진 시간들
  • 손끝에 닿는 소금기 어린 파도가
  • 늦여름 열기에 끓어오르는 순간
  • 수평선을 바라보면 희미한 그녀의 목소리가
  • 바닷바람에 실려 와 가슴에 닿는다.
  •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하얀 백사장
  • 듬성듬성 붉게 피어난 해당화 꽃잎이
  • 연인의 발자국 따라 흩어지며
  • 멀리서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가
  • 섬 너머로 기울어가는 태양을 부른다.
  • 원의 궤적을 그리는 무수한 갈매기 떼
  • 파란 하늘을 지나는 구름 한 점의 그림자
  • 그리움은 맨 끝에 있는 섬에 닿아
  • 잔잔한 바다를 따라 흘러가는 기억이
  • 끝없이 이어진 수평선으로 사라진다.
  • 너와 함께 손잡고 걸었던 그 길
  • 엷은 파도가 밀려오면 지워지는 발자국처럼
  • 우리의 사랑도 바닷바람 사이로 흩어져
  • 지금 남는 것은 오직 그리움뿐
  • 그래서 다시 해변을 찾아 나선다.
  • 바다 저편에 있는 섬은
  • 아직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 여전히 바다는 푸르고 갈매기는 오가고
  • 흐려진 기억 속에 다시 살아나는 여름
  •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망상인 것을 깨닫는다.
  • 202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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