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소나기
천둥과 번개가 지나갔다.
소나기는 화덕처럼 달궈진 도시를 식혔다.
온 종일 울어 제키던 매미소리 스러지고
코로나 시대에 헝클어진 마음이 수습된다.
긁어 부스럼 된 마음의 상처와
가시에 긁혀 입은 흔적들이
치수를 뛰어 넘는 중량으로 괴롭혔는데
장대비 쓸어간 바람이 내 심장까지 보듬는다.
한 여름 콘크리트 도시의 삶은
사막의 열기를 뛰어 넘는 고통이다.
우리 안에 갇혀 사육당하는 동물처럼
자유를 속박당한 정신세계의 괴로움이다.
갑자기 세차게 쏟아는 빗줄기는
칠흑 동굴 속을 비춰주는 불빛과 같이
자신에게 흉기가 된 불평과 불만을
감사의 마음으로 일순간 바꿔주고 있다.
2021.8.9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