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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가끔 털뿌리가 곤두서는
초조한 두려움이 가슴을 누를 때가 있다.
내 가슴을 향해 총을 겨눈
무지하게 생긴 사내의 눈동자같이
혹은 잔인한 이빨을 드러낸 광견(狂犬)이
내 뒤를 슬금슬금 따라오는 공포가
죽음처럼 내 심장을 압박할 때가 있다.
그것은 아마도 개인의 연혁사(沿革史)에
되돌아 설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한 없이 목 놓아 울었던 기억 때문일 것이다.
그 두려움은 바람처럼 지나가지 않았고
자동차 불빛처럼 스쳐가지 않았다.
간과 심장 사이에 한 마리 살모사가
똬리를 틀고 앉아 갈라진 혀를 날름대며
내 생명을 노려보던 기억 때문이다.
천둥과 번개가 대낮을 어둡게 할 때와
이른 아침 출처모를 전화벨이 울릴 때면
두려운 상상력은 양미간은 때린다.
같은 순간 심장에서는 북소리가 울린다.
202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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