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라일락 꽃

신사/박인걸 2021. 4. 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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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꽃

 

사월 녘 공원 뒷길에

자주 빛 라일락 흐무러지고

산들바람 가지 잎 흔들 때면

가녀린 허리의 네 모습이 떠오른다.

이제는 아련한 옛 이야기이지만

어느 봄날 라일락 핀 공원에 앉아

주제 없는 이야기를 속삭이며

설레던 마음을 꽃가지에 걸었었다.

맑은 햇살은 잔디밭에 쏟아지고

꽃잎은 분분히 흩날리고

고운 새들이 숲을 찾아 지저귈 때

네 맑은 눈동자는 또렷이 빛났다.

이제는 기억마저 어렴풋하여

한 장 구겨진 사진처럼 빛바랬지만

매해 이맘때면 하늘거리는 라일락꽃에서

절어 붙은 네 향기는 여전하다.

20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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