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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꽃
사월 녘 공원 뒷길에
자주 빛 라일락 흐무러지고
산들바람 가지 잎 흔들 때면
가녀린 허리의 네 모습이 떠오른다.
이제는 아련한 옛 이야기이지만
어느 봄날 라일락 핀 공원에 앉아
주제 없는 이야기를 속삭이며
설레던 마음을 꽃가지에 걸었었다.
맑은 햇살은 잔디밭에 쏟아지고
꽃잎은 분분히 흩날리고
고운 새들이 숲을 찾아 지저귈 때
네 맑은 눈동자는 또렷이 빛났다.
이제는 기억마저 어렴풋하여
한 장 구겨진 사진처럼 빛바랬지만
매해 이맘때면 하늘거리는 라일락꽃에서
절어 붙은 네 향기는 여전하다.
20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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