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벚꽃

신사/박인걸 2021. 4. 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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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여의도 벚꽃은 예년이나 다름없네.

우듬지에서부터 내리붙은 꽃송이는

황제의 용포가 부럽지 않네.

나무의 사령탑은 어디 숨었는지 몰라도

신의 솜씨가 아니고야

저토록 고울 수가 있을까.

흐드러지다 못해 흐무러지고

무르녹다 못해 뭉그러지네.

해마다 이맘때면 넋을 빼앗기고

꽃향기에 취해 마음은 새털이 되네.

코로나가 길을 막아 걷지 못해도

차창으로 바라만보아도 어지럽네.

며칠 후면 어지러이 낙화할 찌라도

오늘은 이곳이 동화마을이네.

햇살마저 꽃잎에 쏟아지는 봄날

짧은 행복이지만 깊이 취하네.

20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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