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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들녘에서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이
광기 들린 듯 휘몰아치고
연일 영하의 추운 수은주는
온 세상을 얼어붙였지만
추위에 떨던 나목들과
메마른 풀잎을 덮었던 흰 눈이
홀연히 사라진 자리마다
꽃망울과 새싹이 방긋 웃는다.
잠들지 못하고 눈을 감은 채로
체념과 단념 속에 빠졌던
저 거친 들판과 구릉지위로
봄의 기운이 들불처럼 일어난다.
언 가지를 아프지만 잘라내고
찢어진 잎들을 가다듬고
힘차게 대지를 박차고 일어서는
생명들이 합창이 우렁차다.
202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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