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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게
노바기 넝쿨 씨앗을 물고
산수유 열매 맛있다고 지저귀는 새야
산열매 들 열매 지천인 가을에
양식이 풍성해 신바람 났구나.
마른 정강이 무거운 날개 짓에
산길을 걸을 때면 내 맘 괴롭더니
낙엽 쏟아진 가지에 매달린
산새들 먹을거리에 안도(安堵)한다.
떼 지어 날던 떼 까치들과
무리지어 내달리던 참새 떼들을
빈손으로 마주 칠 때 마다
짐짓 놀란 나는 뒷걸음질 쳤다.
현미 한 됫박 봉지에 담아
산새 노니는 언덕에 뿌려주려 했으나
까마귀 고길 먹었는지 까맣게 잊고
오늘도 가진 것 없는 손으로 지나갔다.
내 마음이 지치고 힘들던 여름
새들의 노래에 근심이 걷히고
지친 몸으로 나뭇가지 아래 쉬던 날에
청아하던 새들의 노래에 힘이 솟았다.
지양 산 까치들아 국기봉의 산비둘기야
덤불사이를 돌아다녀도
멀리 떠나지 않는 텃새들아
낙엽이 지고 흰 눈이 쏟아지더라도
언제나 내 곁에 있어주려무나.
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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