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새에게

신사/박인걸 2020. 11. 1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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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게

 

노바기 넝쿨 씨앗을 물고

산수유 열매 맛있다고 지저귀는 새야

산열매 들 열매 지천인 가을에

양식이 풍성해 신바람 났구나.

마른 정강이 무거운 날개 짓에

산길을 걸을 때면 내 맘 괴롭더니

낙엽 쏟아진 가지에 매달린

산새들 먹을거리에 안도(安堵)한다.

떼 지어 날던 떼 까치들과

무리지어 내달리던 참새 떼들을

빈손으로 마주 칠 때 마다

짐짓 놀란 나는 뒷걸음질 쳤다.

현미 한 됫박 봉지에 담아

산새 노니는 언덕에 뿌려주려 했으나

까마귀 고길 먹었는지 까맣게 잊고

오늘도 가진 것 없는 손으로 지나갔다.

내 마음이 지치고 힘들던 여름

새들의 노래에 근심이 걷히고

지친 몸으로 나뭇가지 아래 쉬던 날에

청아하던 새들의 노래에 힘이 솟았다.

지양 산 까치들아 국기봉의 산비둘기야

덤불사이를 돌아다녀도

멀리 떠나지 않는 텃새들아

낙엽이 지고 흰 눈이 쏟아지더라도

언제나 내 곁에 있어주려무나.

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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