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돌배 익는 마을

신사/박인걸 2020. 9. 2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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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배 익는 마을

 

거기 그 산 아래

산 벽 둘린 풀 냄새 가득한 마을

서낭당 옆 길 돌배 익는 향기

산머루 까맣게 익어가고

억새풀 꽃 파도처럼 일렁이면

누나 치렁거리는 머릿결 바람에 곱고

고구마 발갛게 익어

소쿠리에 가득 넘칠 때면

주름진 울 아버지 활짝 웃고

착한 황소는 마당가에서

입에 꼴을 물고 날 반기던 곳

온 종일 산비둘기 구슬피 울어대면

작은 내 마음도 구슬퍼지고

밥 익는 냄새에 허기를 느낄 때면

서천(西天)에 노을이 불타고

원인 모를 그리움에 곧잘 한숨짓던

그 시절 추억이 아련하다.

20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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