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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배 익는 마을
거기 그 산 아래
산 벽 둘린 풀 냄새 가득한 마을
서낭당 옆 길 돌배 익는 향기
산머루 까맣게 익어가고
억새풀 꽃 파도처럼 일렁이면
누나 치렁거리는 머릿결 바람에 곱고
고구마 발갛게 익어
소쿠리에 가득 넘칠 때면
주름진 울 아버지 활짝 웃고
착한 황소는 마당가에서
입에 꼴을 물고 날 반기던 곳
온 종일 산비둘기 구슬피 울어대면
작은 내 마음도 구슬퍼지고
밥 익는 냄새에 허기를 느낄 때면
서천(西天)에 노을이 불타고
원인 모를 그리움에 곧잘 한숨짓던
그 시절 추억이 아련하다.
20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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