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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얼굴
낮 두꺼운 얼굴이 또 화면에 떴다.
분칠한 궤변으로 시청자를 농하다가
두더지 같은 발톱을 세워
선량(善良)들 속을 발칵 뒤집어엎는
보기 싫은 그 사람은 왜 자꾸 나오는가.
광기서린 눈빛으로 쏘아보며
빈정대는 입가에 비소(誹笑)가 맴도는
일그러진 영웅행세에 신물이 난다.
눈을 뒤통수에 매달았는지
지구본을 항상 거꾸로 걸어놓고
연못안의 어리석은 개구리가 되어
동굴의 우상만을 숭배한다.
생경한 이데올로기에 깊이 빠져
내재화된 자신만의 그릇된 세계를
교리(敎理)처럼 주절거릴 때면
화면 안으로 뛰어 들어가 갈겨주고 싶다.
가면을 썼다면 차라리 참아 줄 텐데
얼굴에 철판을 깔았기에 분노한다.
칠십억 얼굴이 지문처럼 다 다른데
양심 없는 철면피들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구분도 안 된다.
이제 그만 그 입을 다물라.
모두에게 잊힌 얼굴이 되었으면 한다.
20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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