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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 꽃
물동이 이고 가는
어머니 치맛자락 붙잡으며
소리 없는 맑은 미소로
어미의 주눅을 풀어 주던 꽃
백로에 내린 아침 이슬로
정갈하게 빗어 내려
단발머리 고운 내 누이만큼
총명하게 피던 달개비 꽃아
척박한 습지에 아무데나
잎겨드랑이 감싸 안고
거짓 없이 심장까지 쪼개어
보랏빛 피를 토하던 내 누이야
이른 아침 해 돋는 길섶을
가쁜 숨을 몰아쉬고 걸을 때
수줍게 웃으며 쳐다보던
자주 빛 모습에 나는 울컥한다.
20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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