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달개비 꽃

신사/박인걸 2020. 9. 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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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 꽃

 

물동이 이고 가는

어머니 치맛자락 붙잡으며

소리 없는 맑은 미소로

어미의 주눅을 풀어 주던 꽃

 

백로에 내린 아침 이슬로

정갈하게 빗어 내려

단발머리 고운 내 누이만큼

총명하게 피던 달개비 꽃아

 

척박한 습지에 아무데나

잎겨드랑이 감싸 안고

거짓 없이 심장까지 쪼개어

보랏빛 피를 토하던 내 누이야

 

이른 아침 해 돋는 길섶을

가쁜 숨을 몰아쉬고 걸을 때

수줍게 웃으며 쳐다보던

자주 빛 모습에 나는 울컥한다.

20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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