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진노랑 원추리 꽃

신사/박인걸 2020. 8. 28. 06:22

원추리 꽃

 

진노랑 원추리 꽃에

고추잠자리 꽁지를 뻗치고

아슬아슬 앉아 눈알을 굴리다

짓궂은 바람에 어디론가 도망친다.

베고니아 빨갛게 타오르고

큼직큼직한 달리아 꽃 화려한데

어쩐지 수줍은 원추리 꽃

뒷마당 한 구석에 무척 외롭다.

아무데서나 흔하게 자라

데쳐서 무쳐먹던 봄나물이더니

운 좋게 뒷마당 감나무 아래

다소곳이 피었으나 겸연쩍다.

이름도 촌스런 원추리 꽃

시시해 눈길 한 번 안주었는데

어느 날 도로공원 떼 지어 핀

왕 원추리 군락에서 나는 반했다.

혼자는 외로워 가냘프지만

뭉치니 아우러져 구경거리더라.

샛노란 햇살에 곱게 익은

내 마음 사로잡는 원추리 꽃

202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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