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동무생각

신사/박인걸 2019. 4. 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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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생각

 

시방(時方)너는 어디에 살고 있느냐

날이 밝으면 뛰어나와

뒷동산 잔디밭에 뒹굴고

진달래꽃 따 먹으며 허기를 달래던

동무야 지금은 어디로 갔느냐

바람개비 손에 들고 달리던

개울가 모래밭 지금 바람만 헤매고

마을 어귀 느릅나무 고목(古木)

동무 소식 감감해 푸른 이끼만 두껍다.

미역 감던 곱장 소()는 여전히 맑고

버들피리 불던 언덕에는 민들레 웃는데

굴렁쇠 굴리던 코 흘리게 짝꿍은

지금 어느 하늘아래서 날 생각느냐

하굣길 만난 소낙비가

등골을 타고 흘러내리던 날에

우산도 없이 십리(十里)길 함께 걷던 동무

지금은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꽃 비 내리던 봄 길과

풀 향기 물신풍기는 여름 풀밭

붉은 단풍에 눈이 부시던 그 해 가을

그리고 눈 속에 갇혔던 겨울

단짝이던 동무야 그 시절이 생각나니

눈가 깊은 주름에 세월이 고이고

이팝꽃이 정수리에 가득 폈는데

오랜만에 찾아 온 마을 어귀에서

함께 놀던 동무생각에 눈물이 난다.

2019.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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