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조팝나무 꽃

신사/박인걸 2019. 5. 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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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나무 꽃

 

좁쌀을 튀겨서 퍼 부은 듯

조팝나무 꽃 새하얗게 뒤덮일 때

춘궁기(春窮期)배고파 울던

전후(戰後)시대를 떠올리면 맘이 아프다.

굴뚝마다 연기(煙氣)가 멈추었고

마을의 어린 아이들은 어디론가 숨었다.

찔레꽃처럼 버짐이 돋은 아이들은

허기에 지쳐 뛰어 놀 기력이 없다.

굵은 칡뿌리를 씹으며

찔레나무 새순을 잘라먹어도

비타민이 부족(不足)한 아이들은

부스럼을 앓다가도 숨을 거두었다.

어떤 어머니는 목 놓아 울고

눈이 퀭한 아버지는 한숨만 쉰다.

식은 조밥 한 그릇이라도 먹는 일은

그 시절 모두의 소원(所願)이었다.

그 때 그 계절(季節)굶던 아이들은

지금은 어디선가 비만(肥滿)이 되어

체중(體重)조절에 애를 쓰려나.

그럴지라도 제발 굶지만 말고 살아다오.

20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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