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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나무 꽃
좁쌀을 튀겨서 퍼 부은 듯
조팝나무 꽃 새하얗게 뒤덮일 때
춘궁기(春窮期)배고파 울던
전후(戰後)시대를 떠올리면 맘이 아프다.
굴뚝마다 연기(煙氣)가 멈추었고
마을의 어린 아이들은 어디론가 숨었다.
찔레꽃처럼 버짐이 돋은 아이들은
허기에 지쳐 뛰어 놀 기력이 없다.
굵은 칡뿌리를 씹으며
찔레나무 새순을 잘라먹어도
비타민이 부족(不足)한 아이들은
부스럼을 앓다가도 숨을 거두었다.
어떤 어머니는 목 놓아 울고
눈이 퀭한 아버지는 한숨만 쉰다.
식은 조밥 한 그릇이라도 먹는 일은
그 시절 모두의 소원(所願)이었다.
그 때 그 계절(季節)굶던 아이들은
지금은 어디선가 비만(肥滿)이 되어
체중(體重)조절에 애를 쓰려나.
그럴지라도 제발 굶지만 말고 살아다오.
20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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