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수양(垂楊)버들

신사/박인걸 2019. 4. 1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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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垂楊)버들

 

고향 집 마당가 늘어진 버들가지

어머니 머릿결같이 흩날리고

파릇이 돋아나는 이파리마다

춘정(春情)소년에게 꿈을 주었네.

 

피곤에 지친 몸 그늘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쳐다볼 때면

가지들 살랑거리며 전하는 말

나도 처음에는 묘목(苗木)이었다 하네.

 

어느 날 그 집을 떠나올 때에

춤을 추며 나를 배웅하였고

신작로(新作路) 멀리 사라질 때까지

여전히 손 흔들어 나를 떠나보냈네.

 

나 번잡(煩雜)한 세상 힘들어

때로는 지쳐 넘어질 때면

고향집 마당가 수양버들이 떠오르고

그 그늘 아래 앉아 쉬고 싶네.

 

마음이 울적(鬱寂)한 날이면

내 가슴을 후련하게 보듬으며

답답함을 풀어주던 버들나무 곁으로

단숨에 달려가 안기고 싶네.

2019.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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