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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집 단상(斷想)
숭숭 뚫린 구멍으로
찬바람이 사정없이 스며들어도
안전(安全)하게 잠을 들 수 있어
까치는 집을 짓는다.
설계(設計)도 하나 없이
주먹구구로 지은 집이지만
허공에 자신의 영역(嶺驛)이 있어
까치는 드나들 때마다 뿌듯하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면
사정(事情)없이 흔들려 어지러워도
매에 쫓기는 두려움이 사라진
안전지대가 있어 편안하다.
둥지에서 태어난 새끼들이
어느덧 떼를 이루어
숲과 마을을 쏘다니며 노래할 때면
어미는 둥지에서 마냥 행복(幸福)하다.
새끼들 모두 떠난 둥지는
안쓰럽고 볼품없어 보여도
동병상련(同病相憐)더러 있어
아직은 위로(慰勞)가 된다.
2019.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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