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의 고백②
거친 광야(廣野)에서 길을 잃고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댈 뿐
방황을 되풀이 하던 나그네는
완전한 절망(絶望)에 떨고 있었네.
거센 폭풍우 휘몰아칠 때
천지는 온통 캄캄절벽이었고
아무리 외쳐도 메아리도 대답 없는
벗어나기 힘든 미궁(迷宮)이었네.
어쩌다 나는 갈 길을 잃었던가.
신기루에 홀린 것이 실수였네.
이제는 영혼마저 잃어버리고
불귀(不歸)의 객이 되어 떠돌게 됐네.
아 가련(可憐)한 방랑(放浪)자여
되돌아가기 힘든 탕자(蕩子)여
한 마리 애달픈 사슴처럼
가엽게 사라져야 할 슬픈 운명이여.
그때에 홀연(忽然)히 다가와서
내 손을 가득 차게 잡아 준 이 있었네.
한 눈에 흠모하게 된 풍모(風貌)에
내 맘은 눈처럼 녹아내렸네.
느닷없이 다가온 은총(恩寵)이었네.
내 영혼에 넘치는 기쁨이었네.
더 이상 길에서 헤매지 않아도 되네.
그분은 나에게 구세주(救世主)라네.
20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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