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삶의 소고(小考)

신사/박인걸 2019. 1. 2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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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소고(小考)

 

이토록 먼 길인 줄 알았다면

차라리 유관(遊觀)을 접었으리.

전후(前後)가 아득한 어귀에서 보니

떠밀리어 온 삶이 고달프다.

 

준령(峻嶺)을 넘는 기차처럼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며

멈출 줄 모르고 달려야 하는

자경마(自競馬)같아 버겁다.

 

덤벼드는 맹수(猛獸)에 쫓기듯

경황(驚惶)없이 내달아

명백(明白)한 소향(所向)도 없이

배회(徘徊)할 때면 더 두렵다.

 

오히려 시작이 없었더라면

삶의 광야 그 미로(迷路)에서

향방(向方)을 더듬거리던

방황의 흔적(痕迹)도 없었으리.

 

잔인(殘忍)한 바람이 스쳐 간

어느 능선(稜線)의 해목(害木)처럼

스러져 생()을 마감해야 하는

고독과 허무(虛無)또한 섬뜩하다.

20109.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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