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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소고(小考)
이토록 먼 길인 줄 알았다면
차라리 유관(遊觀)을 접었으리.
전후(前後)가 아득한 어귀에서 보니
떠밀리어 온 삶이 고달프다.
준령(峻嶺)을 넘는 기차처럼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며
멈출 줄 모르고 달려야 하는
자경마(自競馬)같아 버겁다.
덤벼드는 맹수(猛獸)에 쫓기듯
경황(驚惶)없이 내달아
명백(明白)한 소향(所向)도 없이
배회(徘徊)할 때면 더 두렵다.
오히려 시작이 없었더라면
삶의 광야 그 미로(迷路)에서
향방(向方)을 더듬거리던
방황의 흔적(痕迹)도 없었으리.
잔인(殘忍)한 바람이 스쳐 간
어느 능선(稜線)의 해목(害木)처럼
스러져 생(生)을 마감해야 하는
고독과 허무(虛無)또한 섬뜩하다.
20109.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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