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절벽(絶壁)

신사/박인걸 2019. 1. 2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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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絶壁)

 

기암절벽이나 층암절벽이 아닌

도시마다 인공절벽이 하늘을 찌른다.

첨단(尖端)공법으로 감아올려

쳐다보기조차 아찔하다.

 

바벨탑보다 더 우뚝하게

구름을 뚫고 일어서서

기묘(奇妙)한 형형(炯炯)자태를

보란 듯이 자랑한다.

 

토지(土地)가치의 활용과

상업 이익(利益)의 창출 효과와

도시 미학의 절정이라는 구실에도

빌딩고도(高度)만큼 절벽은 쌓인다.

 

승강(升降)장치에 몸을 싣고

쇠사슬 몇 가닥에 목숨을 맡긴 채

절벽(絶壁)을 오르내리는

()큰 자들도 경이(驚異)롭다.

 

풀 한 포기 살수 없는

천길 나락(奈落)의 간두에서

오금이 저려오는 고통보다

절벽을 만드는 인간들이 더 무섭다.

2019.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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