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호접난

신사/박인걸 2019. 1. 2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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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난

 

한랭(寒冷)의 기세가 당당하여

식물이라곤 몰살(沒殺)

원월(元月)의 바깥은

툰드라의 응달같이 차갑다.

 

초한(峭寒)에 지친 영혼(靈魂)

온난(溫暖)의 때를 그리워하다

화훼류를 촉성(促成)하는 온실에서

춘설(春雪)처럼 녹아내린다.

 

풋 소녀의 가슴에서 자란

순정(純情)만큼 진한 빛깔로 핀

형언(形言)되지 않는 꽃잎에

한동안 넋이 짓밟혔다.

 

그 명칭(名稱)은 호접란이란다.

적도(赤道)의 야생화인데

낯선 이국(異國)에 이묘(移苗)되어도

천성(天性)이 고우니 사랑 받는다.

 

누군가의 심장(心腸)

콩닥 이게 할 수만 있다면

내 심실(心室)에 난()을 가득심어

익은 고추 빛으로 피고 싶다.

2019.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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