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깊은 겨울

신사/박인걸 2018. 2. 8. 10:45


깊은 겨울

 

아무 말도 없이 잠잠히

깊은 정적만 흐르고

기압계의 차가운 수은주는

연일 낮은 곳에서 맴돈다.

 

들판을 지나가는 바람은

깊은 한숨을 토하고

얼어붙은 강물은

밤마다 슬프게 울고 있다.

 

자유를 잃은 생명들은

포로가 된 채 침묵하고

지저분한 인간들의 발자국만

하얀 눈이 덮어준다.

 

기세등등한 겨울이

형무소 감방만큼 차갑지만

봄 열쇠를 쥔 간수장이

저쪽에서 걸어오고 있다.

20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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