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나무
겉옷을 훌훌 벗어
허공에 던져버린 나무들이
차가운 겨울에 떨고 있지만
그 기상은 의연하다.
입음의 거추장스러움과
꾸밈의 불편에서 벗어나
무한한 자유를 즐기는
저 유연한 몸짓이 부럽다.
칼바람이 살갗을 벨 때면
밤새 흔들리며 울지만
자기들끼리 껴안은 동지애가
한 겨울을 견디게 한다.
설풍에 단련한 근육과
零下에 익숙해진 몸짓은
戰場을 누빈 장수같이
그 풍모도 늠름하다.
그 아름다운 숲의 생명력은
특전사를 능가하는 연마로
긴긴 겨울을 건너온
勝木들의 아우러짐이리.
2016.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