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그 사람

신사/박인걸 2016. 7. 1. 10:48

그 사람

 

겨자 꽃이 노랗게 웃는

갈릴리의 마을을 걸을 때

허름한 옷을 입은 그 사람이

우렁차게 외치던 음성이

호수바람을 타고

내 귓가에 길게 울린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고즈넉한 여리고에

요단강 물소리가 여울질 때

허겁지겁 달려오며

애답게 호소하던 바디메오를

가엽게 끌어안으며

눈을 어루만져 낫게 하시던

그 사람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파도한 점 없는

짙푸른 갈릴리 호수 가에서

그물 깁는 한 어부에게

깊은데 그물을 내리라.”시던

확신에 찬 그 사람의 외침이

때론 갈대처럼 흔들리는

나의 마음을 힘 있게 붙잡는다.

 

헐몬산 고운 바람이

가이샤랴를 보듬고 지날 때

사면고을 돌며 지친 몸으로

개울물에 낯을 씻던 그 사람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는 물음에

늙수그레한 제자가 고백한

당신은 그리스도며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순례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2016.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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