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옛 추억

신사/박인걸 2016. 7. 2. 09:15

옛 추억

송화 가루 안개처럼 내리고
살구꽃이 나비처럼 날던 마을
함석집 마당가
배추국화 소녀만큼 곱던
보랏빛 콩 꽃이 수줍게 웃고
이름 모를 풀벌레 노래도 정겹던
옥수수 푸른 제복을 입고
한 여름 사열(査閱)을 하던
기억의 사진첩에 담긴 그 동네
앞 집 분이와 손잡고
넓은 들판을 목적도 없이 거닐며
네 잎 클로버 꽃 잎 엮어
목어 걸어주던 해맑은 웃음아
은하수 강물처럼 흐르고
별똥별이 산 너머로 쏟아지던
여름 밤 냇물을 첨벙이며
헤엄치던 시골 동무들아
그 때 부르던 이름도 가물가물한
세월의 큰 강을 건넜지만
아직도 잠들지 않은 의식의 세계는
옛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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