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영혼을 위한 기도

신사/박인걸 2016. 2. 20. 12:15

영혼을 위한 기도

내 사는 동안에 기도하게 하소서
나의 영혼이 요단강을 건너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는 날까지
기도가 호흡이 되게 하사
겨울을 지나는 목련나무 끝에
솜털 뽀송한 꽃망울을 품어
새하얀 꽃송이 탐스럽게 피워내듯
나의 영혼도 피어나게 하소서

겨울바람 세차게 부는
가파른 산비탈에서서
칼바람에 밤새 비명을 질러도
새파랗게 돋아날 잎 새를 품고
봄을 기다리는 잡목처럼
나의 영혼이 인내하게 하소서

거실에 방치된 호접란이
길가에 버려진 미역줄기처럼
잊힌 세월 속에 갇혀 있었지만
봄 햇살에 기운을 얻어
진분홍 꽃망울을 터트리듯
나의 영혼도 봄을 맞게 하소서

떼로 밀려온 먹구름이
온통 세상을 먹빛 되게 했어도
날 갠 뒤 눈부신 햇살이
응달진 뒤뜰의 눈을 녹이듯
긴 밤 지새운 영혼을 덥히소서.
2016.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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