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이 길

신사/박인걸 2015. 7. 28. 20:33

이 길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걸어가니 길이 되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곳을
두렵지만 걸어갈 때 길이 되었고
가파른 절벽이라도 기어오를 때 길이 되었다.
걸어갔다고 모두 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딘가로 연결되어야 길이 되고
그 발자국을 따라 가야 길이 된다.
세상은 온통 길로 얽혔다.
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쌓여서다.
처음 걸어간 사람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또 얼마나 두려웠을까
많은 눈물을 쏟았을지도 모른다.
이 길을 걸어가면서
처음 걸어간 사람을 기억하는 이는 없다.
그러나 그의 모험과 용기 때문에
이 길을 나는 편히 가고 있다.
길 위로 눈이 내린다.
하지만 길을 지우지는 못한다.
누군가 또 길을 낼 것이기 때문이다.
201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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