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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작시 1361

거짓 고백한 사랑

거짓 고백한 사랑 그 날 내가 당신에게 사랑한다던 고백은 지금에야 진실을 밝힌다면 진정한 고백이 아니었어요. 처음부터 흑심으로 다가가 나의 욕심을 채우려는 이기(利己)였어요. 몸이 달아올라 밤새 뒤척이며 당신을 그리워한 것도 순수가 아닌 나의 조바심이었어요. 아무 바램도 없이 어떤 도움도 거절하면서 당신 자체만이 좋아 따라다닌다던 고백도 속임이었어요. 내 마음 깊숙이 숨긴 야욕을 천사의 미소로 위장하고 행여 내 마음을 들킬까봐 옷고름을 항상 질러 맸어요. 혹여 당신이 나를 버릴까 나무 끝에 앉은 새처럼 흔들리며 당신 손을 부여잡은 것도 고 난이도 카멜레온이었어요. 아직도 당신에 대한 고백이 더 많은 욕망을 위한 허위 고백일지 모릅니다. 이제는 거짓마저 타성에 젖어 한 올 남은 양심마저 돌이 되어 돌이킬 ..

나의 창작시 2015.08.15

사랑할 수 있다면

사랑할 수 있다면 바람이 빠르게 지나는 산언덕에 상처 입은 잎들이 심하게 흔들린다. 긁히고 찢어지는 아픔을 끌어안고 하염없이 눈물지었을 너를 보며 사랑이란 아픔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백만 송이 장미꽃 길을 걸으며 향기 그윽함에 젓는 낭만이 아니다 청포도송이 영근 넝쿨아래서 손 마주잡고 걷는 설렘도 아니다.  수평선너머로 사라진 배를 바라보며 손수건만 흔드는 그리움이다. 어린 새끼를 표범에게 빼앗겨 울부짖는 어미 암사슴의 처절한 눈물이다. 성곽에 서서 창날을 곤두세우고 날이 밝기를 기다리는 파숫군의 고독이다. 상처에 박힌 모래알을 끌어안고 몸부림치는 조개의 아픔이다. 붉은 포도주에 섞은 쓸개즙이 기관지로 넘어가는 고통이다. 그래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나는 그 길을 포기하지 ..

나의 창작시 2015.08.15

칡 넝쿨

칡 넝쿨 뒤틀리고 휘감고 오그라들고 쑤셔 박히면서도 한번 결심하면 포기하지 않고 억척같이 점령하는 줄기 온갖 갈등(葛藤)의 지대를 넘어 비탈 하나를 점령하고 나무 끝까지 타고 올라 승리를 외치는 풀이여! 그대의 이름은 칡넝쿨 징기스칸의 후손인가 알렉산더 대왕의 세계(世系)인가 포기할 줄 모르는 정신과 언제나 푸른 사상을 가진 그대를 누가 줄기식물이라 하였는가. 더딤과 게으름이 아닌 속전속결로 포복자세로 기어가 적진을 돌파하고 정상에 깃발을 꼽는 특전병사를 닮은 영리한 풀이여! 팔월 산비탈을 초록으로 점령하고 진보랏빛 꽃잎으로 미소를 보내며 세상을 평정하는 넝쿨 나는 너를 승리(勝利) 나무라 부르리. 2015,8,11

나의 창작시 2015.08.12

입추 느낌

입추 느낌 가을로 접어들지만 아직은 가을이 멀기만 하다. 해바라기는 까맣게 타고 나팔꽃은 아침부터 입을 오므렸다. 참매미는 아직 짝을 못 찾았고 쓰르라미도 구애에 목이 탄다. 왕 떡갈나무에 앉은 바람만 지쳐서 긴 잠을 취할 뿐 왕잠자리까지 바쁘게 비행을 한다. 하지만 산그늘에서 가을을 본다. 앞 산 뫼 부리가 뜨락을 지나 긴 꼬리를 남기며 뒷산 언덕을 넘는다. 작년에 보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언저리에 맴돌아 허전한 가슴이 철렁한다. 머잖아 쓸쓸함이 밀물처럼 밀려오고 또 한 번의 작별의 아픔이 가슴을 시리게 하겠구나. 고개 숙인 벼 이삭과 피맺힌 수숫대 말라붙은 옥수수수염이 더위에 속지 말라고 귀띔하며 가을이 높은 구름에 실려 있다고 한다. 2015.8.12

나의 창작시 2015.08.12

여름 태양

여름 태양 시인/박인걸 대낮에 빛나는 노란별이 그리움의 열기를 퍼부을 때면 물크러질 것 같은 마음에 눈 뿌리가 저리다. 지독하게 보고파 소리 높여 부르던 이름이여 이토록 가깝게 다기오시니 숨이 막혀 까무러친다. 멀리 허공을 떠 돌 때 나를 싫어 버린 줄 알고 그토록 야속함에 슬프더니 오늘에야 얕은 마음을 깨닫는다. 이제는 떠나지 말아요. 지금처럼 가까이에 머물러요. 불에 타 검은 숯이 되더라도 당신을 놓치지 않을래요. 2015.8.7

나의 창작시 2015.08.07

그 해 여름 밤

그 해 여름 밤 시인/박인걸 쏟아지는 별빛을 물결에 싣고 밤새도록 지줄 대며 흐른 냇물아 반디 불이 깜박이던 한 여름 밤 불협화음에도 정겹던 풀벌레 노래 소나무 숲 방금 지나온 바람 가슴까지 닦아내는 고마운 길손 왕 거미 집 짓던 처마 밑에서 꿈길을 거닐던 하얀 바둑이 희미한 초승달 별 숲에 갇혀 밤새 노 젖다 지친 나그네 산새도 깊이 잠든 검은 숲 위로 더러는 길 잃은 운석(隕石)의 행렬 수줍어 한 밤에 고개를 들고 밭둑에 피어나는 달맞이꽃아 적막에 잠든 고향 마을에 은하수 따라 흐르던 그리움 이제는 아스라한 추억 너머로 꿈길에 더러 거니는 그 해 여름 밤 2010,7,26 가곡으로 작곡되어 불려지고 있음

나의 창작시 2015.08.05

그대가 있기에

그대가 있기에 그대를 처음 사랑했던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으며 별빛 쏟아지는 한여름 밤에 오던 길을 뒤돌아본다. 이른 봄이면 꽃보다 화사함으로 한 여름에는 젊음보다 더 푸르게 가을 단풍잎을 붉게 그리던 그대는 겨울이면 거룩하게 다가왔었다. 언제나 내 마음 안뜰을 거닐며 고요함과 넉넉함으로 누구에게도 자리를 내 줄 수 없게 나만을 소유하고 싶어 하던 그대 나를 향한 그대의 사랑이 필리아가 아닌 것을 깨닫던 날 나의 전부를 그대 발아래 내려놓고 이 몸을 바치기로 다짐했었다. 내 안에는 언제나 그대가 있고 나는 그대의 마음을 헤집으며 저녁 그림자 내려앉는 길목까지 한 조각 붉은 마음으로 따라왔다. 몇몇 별 조각이 허공으로 흩어지고 마음 빈 터에 돌개바람이 불어도 그대의 옷깃을 움켜잡으며 허공(虛空)의 표류를 ..

나의 창작시 20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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