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여름에 오신 예수

신사/박인걸 2025. 6. 27. 09:55
여름에 오신 예수


                  시인/박인걸


갈릴리의 태양 아래
해는 창끝처럼 뾰족했고
마을은 숨조차 내쉬지 못했다.
예수는 그 뜨거운 대지를 맨발로 디디며
굳은 심령마다 생명의 씨앗을 심으셨다.


벳세다 언덕에 불어온 손길
사람마다 들꽃처럼 피어 앉았을 때
그는 하늘을 쪼개듯 떡을 찢으셨고
광야보다 메마른 영혼 위에
한 조각 은혜가 이슬처럼 내려앉았다.


고라신의 정오에
돌보다 단단한 마음들이
가시 돋친 눈살로 그를 찔렀지만
예수는 여전히 사랑을 뿌리셨고
불모지에도 복음의 씨앗은 떨어졌다.


디베랴의 저녁 호숫가
물결은 붉은 노을을 쓸어 담고
그는 숯불 위에 물고기를 구우신 후
넘어진 자들을 부르셔서
사랑의 식탁을 다시 차리셨다.


예수의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분의 사랑이 오늘도 내 곁에 머물고
지친 마음마다 은혜가 스며든다.
넘어진 이들을 다시 일으키며
생명은 이 여름에도 우리 안에 자란다.
202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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