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밤 꽃의 계절

신사/박인걸 2025. 6. 18. 09:21
  • 밤꽃의 계절
  •  
  • 이 계절의 숨은 손길은
  • 흰 눈보다 더 하얀 꽃송이를 피워올리고
  • 여름 장맛비마저 감싸 안으며
  • 향기로 진실을 말하는 법을 가르친다.
  • 사람들은 꽃 향을 욕망의 잔향이라 부르며
  • 혹자는 더러움으로 덧칠을 하지만
  • 밤꽃은 비웃듯 조용히 피어나
  • 망설임 없이 자신을 내어준다.
  • 외설적 오해는 시간이 걷어내고
  • 수치라 말하던 입술도 조용히 닫히며
  • 솜처럼 포근한 그 꽃 아래
  • 한 해의 결실이 무겁게 익는다.
  • 향기는 비릿해도 벌나비 모여들어
  • 꽃보다 더 아름다운 결실을 보여준다.
  • 가장 낮은 곳에서 피어난 진실은
  • 언제나 높은 곳을 향해 열리고
  • 밤나무에 숨어 있는 두 얼굴의 진실은
  • 그 양극 사이에서 알밤이 심판한다..
  • 202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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