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망초 꽃
- 흔해서 눈길을 주지 않고
- 하찮아서 보살피지 않는 꽃
- 여기저기 아무 데나 거름더미에서조차
- 무리 지어 피어나는 천한 이름의 꽃
- 이름조차 가난해 부를 때마다
- 접두사가 붙어 다니는 민망한 꽃
- 여름 햇살은 하얀 꽃 위에
- 귀한 무늬를 수놓았지만
- 그늘진 마음 하나쯤
- 조용히 비춰줄 정도로 마음은 곱다.
- 새벽이슬에도 고개를 떨구고
- 비가 오면 소리 없이 울지만
-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고
- 밟아도 다시 일어서서 피는 생명력으로
- 누구도 기억 하지 않지만
- 계절을 맨발로 먼저 맞이하고
- 사람들 떠난 자리에도 홀로 남아
- 가장 오래도록 기다리는 뚝심이여
- 화려함이 아니라 잊힘 속에 피는
- 그것이 조용한 생명임을 깨닫는다.
- 2025,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