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개망초 꽃

신사/박인걸 2025. 6. 17. 08:21
  • 개망초 꽃
  •  
  • 흔해서 눈길을 주지 않고
  • 하찮아서 보살피지 않는 꽃
  • 여기저기 아무 데나 거름더미에서조차
  • 무리 지어 피어나는 천한 이름의 꽃
  • 이름조차 가난해 부를 때마다
  • 접두사가 붙어 다니는 민망한 꽃
  •  
  • 여름 햇살은 하얀 꽃 위에
  • 귀한 무늬를 수놓았지만
  • 그늘진 마음 하나쯤
  • 조용히 비춰줄 정도로 마음은 곱다.
  • 새벽이슬에도 고개를 떨구고
  • 비가 오면 소리 없이 울지만
  •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고
  • 밟아도 다시 일어서서 피는 생명력으로
  •  
  • 누구도 기억 하지 않지만
  • 계절을 맨발로 먼저 맞이하고
  • 사람들 떠난 자리에도 홀로 남아
  • 가장 오래도록 기다리는 뚝심이여
  • 화려함이 아니라 잊힘 속에 피는
  • 그것이 조용한 생명임을 깨닫는다.
  • 202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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