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입동에 부쳐

신사/박인걸 2024. 11. 5. 22:00
  • 입동에 부쳐
  •  
  • 목덜미를 파고드는 바람처럼
  • 너와 나 사이도 냉기가 돌고 있네.
  • 연락 없이 지나친 시간들이
  • 우리를 겨울로 밀어냈네.
  •  
  • 한때 뜨겁게 얽혔던 손길이
  • 이제는 서늘한 잔상만 남기고
  • 그 시절 뜨겁던 온기의 조각들이
  • 찬 서리 내린 듯 아득해졌네.
  •  
  • 사람의 사이에도 끝이 있음을
  • 불안한 예감을 억누른 채 잡았던 손은
  • 입동의 찬 바람에 무너지고
  • 저만치 멀어져만 가네.
  •  
  • 계절이 변한 탓은 아니지만
  • 마음이 변하니 따스한 눈빛도 얼어붙네.
  • 서로가 온기를 잃어가는 동안
  • 우리는 깊은 겨울이 되어 가네.
  • 202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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