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낮은 수은주

신사/박인걸 2024. 11. 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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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은 수은주
  •  
  • 옅은 안개처럼 맴돌던 사랑이
  • 서서히 식어 차가운 금속 빛으로 변했네.
  • 그토록 뜨겁게 타오르던 온기는
  • 손가락 사이로 스며든
  • 겨울바람처럼 차갑게 와닿네.
  •  
  • 시간은 오래전 멈춰버린 듯
  • 오래된 앨범 속 사진처럼 바래진 우리
  • 아름다웠던 날은 퇴색하고
  • 밝게 웃던 웃음도 이제는
  • 잃어버린 시간과 함께 안개에 잠겼네.
  •  
  • 서로를 잡아주던 손이
  • 이제는 닿을 수 없는 거리에서 떠돌고
  •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
  • 흘러가 버린 추억의 파편이 되어
  • 나뭇가지에 걸린 연 꼬리처럼 흔들리네.
  •  
  • 차갑게 남은 언어들과 굳어진 눈빛
  • 바람처럼 불어와 흔들리는 시간들 속에
  • 식은 감정은 낮은 온도 속에서
  • 우리의 텅 빈 곳을 가득 메운 채
  • 잊힌 슬픔을 비추고 있을 뿐이네.
  • 202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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