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9월의 소고

신사/박인걸 2024. 9. 3. 22:38
  • 9월의 소고
  •  
  • 살갗을 스치는 서늘한 바람에
  • 가을 냄새 깊이 풍겨오고
  • 풀잎에 내려앉는 차가운 이슬에
  • 여름 흔적이 하나둘 지워진다.
  • 나뭇잎 하나둘 탈색될 때
  • 선선한 공기 속에 길어진 그림자
  • 지나간 시간의 조각들이 춤을 춘다.
  • 석양을 더욱 붉게 물들이고
  • 일몰이 던진 어두움이 장막을 칠 때
  • 시간을 잃어버린 허전함에
  • 어떤 외로움이 내 마음에 자리한다.
  • 해마다 이맘때면 부딪치는
  • 나만의 깊은 인생론 앞에서
  • 무르익은 열매 아닌 껍데기 삶에
  • 자신을 잃은 죄의식에 괴롭다.
  • 그래도 아직은 시간은 남아 있고
  • 지지 않은 꽃잎이 손짓한다.
  • 9월의 햇살이 머리 위에 쏟아지니
  • 덜 여문 나를 양지에 세운다.
  • 2024,9,3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고양이  (1) 2024.09.07
인생의 발자국  (0) 2024.09.04
가슴의 송곳  (2) 2024.09.01
백로(白露)  (0) 2024.08.31
가을 아침  (0) 2024.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