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노송의 독백

신사/박인걸 2024. 7. 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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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송의 독백
  •  
  •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자태
  • 한 세기를 그 자리에 고요히 서 있다.
  • 숱한 애환을 나이테에 담고
  • 잃어버린 꿈의 무게를 견디며
  • 오직 하나 인내로 지금껏 버티었다.
  •  
  • 풍상을 이겨낸 주름진 껍질
  • 모든 슬픔을 가지 끝에 매달고
  • 맺힌 아픔은 뿌리 깊이 내려앉았다.
  • 그래서인지 고풍의 자태는
  • 긴 세월을 칭송하는 이야기를 품었다.
  •  
  • 한설에도 꺾이지 않는 용기와
  • 좌절의 순간마다 다시 일어서는 의지가
  • 아름다운 고목이 되게 하였으리.
  • 헛된 욕망에 흔들리지 않은 삶이
  • 자신의 꿈을 잃지 않게 한다.
  •  
  • 언제나 변치 않는 푸른색의 절개
  • 억만의 바늘로 자신을 찌르며
  • 인고의 세월에 푸른 문신을 놓았다.
  • 쓸개즙을 맛보는 세월의 고통에서
  • 고귀한 품격이 잡목과 비교되리.
  •  
  • 침묵하는 노송의 monologue
  • 동병(同病)을 이겨낸 자만 듣는다.
  • 과거의 애환을 가슴에 품고
  •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 노송의 용기는 영원히 시들지 않으리.
  • 20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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