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9월

신사/박인걸 2022. 9. 2. 14:40

  • 9월
  • 매미 울음도 그치고
  • 귀뚜라미 소리만 새벽을 깨우네.
  • 하늘은 더 높이 도망치고
  • 풀 죽은 햇살은 들판에서 방황하네.
  • 계절을 읽는 풀잎마다
  • 어디론가 떠나야 할 채비를 하고
  • 늦게 핀 홍 백일홍 꽃 잎
  • 서늘하게 부는 바람결에 서럽다.
  • 시간은 언제나 왼쪽으로 돌아
  • 아름다운 이름들을 빼앗아가고
  • 존재하는 생명체에 나이를 먹여
  •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떠나게 한다.
  • 구월이면 이파리마다 황달이 들고
  • 시월이면 산야는 각혈하며 스러지겠지
  • 사월보다 더 잔인한 가을이
  • 열차를 타고 전국으로 퍼진다.
  • 2022,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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