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꽃밭에서

신사/박인걸 2021. 8. 23. 08:46
  • 꽃밭에서
  •  
  • 한 송이 꽃이 피기 위해
  • 얼마나 많이 기다려야 했던가.
  • 봄 서리에 새순 동상을 입던 날
  • 산비둘기 서글피 울었고
  • 들짐승 사정없이 지저 밟을 때
  • 풀벌레도 가슴 졸였다.
  • 돌개바람 휘몰아치던 날
  • 운명을 하늘 끝에 매달아 두었고
  • 그 고운 꽃망울이 가지마다 맺힐 때
  • 새들은 합창을 하며 날았다.
  • 아침 창문을 열고 꽃밭에 섰을 때
  • 내 가슴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 지나칠 정도로 풍겨나는 꽃향기는
  • 나의 붉은 심장을 꽃밭에 묶어 두었다.
  • 누구를 위해 그토록 아름답게 피며
  • 무엇 때문에 술 빛 향을 토하는가.
  • 정녕 사랑하는 그대 그리워
  • 몹시 소중히 여기는 이 있어 그리했으리.
  • 202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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