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강원도 길

신사/박인걸 2021. 2. 1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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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길

 

나는 그 땅에서 태어나 자랐고

그 땅에서 행복한 노래를 부르며 자랐다오.

태백에서 철원까지 삼척에서 고성까지

시(市)와 군(君)마다 누가 사는지 난 몰라도

그 땅은 우리들의 땅이고

산과 냇물은 우리들의 세상이라오.

출렁이는 동해바다와 우람한 봉우리들과

고산 명산의 숲과 계곡들은

그 땅에서 태어난 우리들의 영토(嶺土)라오.

구불구불한 고갯길과 울퉁불퉁한 시골길과

구비 치며 흐르는 저 강들과

오곡백과 무르익는 저 드넓은 들판에는

강원도 사람들의 영혼이 녹아들었다오.

오대산 숲길을 걷을 때

청정한 산소는 내 폐부를 세척했고

설악산 대청봉에 섰을 때 나의 두 손은

하늘을 향해 소원을 빌었다오.

남북을 가로막은 철조망을 넘어

금강산과 함경도 경계까지 밟게 해 달라고

나는 강원도를 벗어나 여기 살지만

내 영혼은 그 곳을 매일 서성이고

밤마다 꿈길에 고향 언덕을 오르내린다오.

곧게 뻗은 자작나무 숲길과 즐비한 전나무 군락과

생강나무 꽃 노랗게 핀 비탈과

산 벚꽃 무리지어 피어나는 골짜기를 달린다오.

자주 빛 감자 꽃이 바람에 파도치고

짙푸른 강냉이 밭길을 하염없이 걸을 때면

풋 강냉이 삶아주던 어머니를 떠올린다오.

남한 땅 아홉도(道) 다 밟아 보았지만

내 고향 강원도는 비교급이 없었다오.

그 땅은 너와 나를 위해 존재하고

사방으로 뻗은 길은 오늘도 나를 부른다오.

나는 언젠가 그 마을로 돌아가려하오.

고향으로 뻗은 그 길로 달려갈 거요.

20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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