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그 시절 그리움

신사/박인걸 2021. 2. 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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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그리움

 

떡방아 찧는 소리

암반에 떡 매질하는 소리

앞산 뒷산에 메아리 쳐오고

술 익는 향기는 언덕을 넘었다.

굴뚝마다 설 연기 피어오르면

처마 밑 산새도 신나게 날고

설음식 짙은 향기 바람타고 날면

동네 강아지들도 떼 지어 뛰었다.

윷놀이 제기차기 자치기 널뛰기

동심의 양 어깨에 날개가 달리고

설빔 세뱃돈 아이들 가슴은

풍선에 몸을 싣고 하늘을 날았다.

고깃국 한 사발에 두 팔에 힘이 솟고

고무신 한 켤레에 몸은 허공을 걸었다.

동심의 설날은 생일보다 즐거웠고

이유 없는 행복감이 가슴 깊이 스몄다.

꿈결 같이 빠른 세월은

낯선 땅에 나를 태워다 놓고

주름 깊은 눈꺼풀 사이에는

그 시절 그리움만 흘러내린다.

20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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