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①
그분은 잠자는 나의
창문을 두드리고 계십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코를 구느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라.
세상은 흑암의 세력(勢力)이 덮었고
사람들은 방향을 잃고 헤매며
악마(惡魔)는 삼킬 자를 찾는 이때에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느냐’
②
그분은 잠자는 나의
창문가에서 울고 계십니다.
‘시대(時代)의 분별을 도외시 한 채로
깊은 잠에 빠져 있느냐
검은 손길이 턱 밑에 뻗쳤는데
영혼(靈魂)들의 운명이 경각에 달렸는데
객실에서 잠들었던 요나처럼
빗소리에 취해 잠만 자느냐’
③
그분은 잠자는 나의
창문에 뇌성(雷聲)을 던집니다.
흔들어도 깊은 잠에 취해
혼미한 나에게 비상(非常)을 겁니다.
‘깨어나라 정신을 바짝 차리라.
이미 전선(戰線)이 형성되었다.
기치(旗幟)를 세우고 일어나 싸워라
겟세마네 동산으로 달려가라.’고 하십니다.
20109.9.3